
제주도해녀
바닷속에 들어가서 해삼, 전복, 미역따위를 따내는것을 업으로하는 여자
기계 장치 없이 맨 몸과 오로지 자신의 의지에 의한 호흡조절로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성으로 이들이 하는 일을 ‘물질’이라 부릅니다. 해녀들은 바다밭을 단순 채취의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고 끊임없이 가꾸어 공존하는 방식을 택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획득한 지혜를 세대에 걸쳐 전승해왔습니다.
또한 해녀들은 바다 생태환경에 적응하여 물질 기술과 해양 지식을 축적하였고, 수산물의 채취를 통하여 가정경제의 주체적 역할을 한 여성생태주의자(Eco-Feminist)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농반어의 전통생업과 강력한 여성공동체를 형성하여 남성과 더불어 사회경제와 가정경제의 주체적 역할을 담당했다는 점에서 양성평등의 한 모범이기도 합니다.
또한 제주 해녀는 19세기 말부터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국외로 진출하여 제주경제영역을 확대한 개척자입니다.
제주해녀의 삶과 철학
바다와 함께 살아온 제주해녀의 지혜와 따뜻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숨비소리
숨비소리는 해녀들이 잠수한 후 물 위로 나와 숨을 고를 때 내는 소리로 마치 휘파람을 부는 것처럼 들린다. 이는 약 1분에서 2분가량 잠수하며 생긴 몸속의 이산화탄소를 한꺼번에 내뿜고 산소를 들이마시는 과정에서 ‘호오이 호오이’ 하는 소리가 난다. 해녀들은 ‘숨비소리’를 통해 빠른 시간 내에 신선한 공기를 몸 안으로 받아들여 짧은 휴식으로도 물질을 지속할 수 있다.
물질과 전승
물질의 기원은 자연발생적인 생업수단의 하나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며, 문헌상으로는 《삼국사기》《고려사》 등에 관련 기록이 있다. 해녀는 한국과 일본에만 분포하는데, 한국의 해녀는 한반도 각 해안과 여러 섬에 흩어져 있지만 대부분이 제주도에 몰려 있다. 제주해녀는 산소공급 장치 없이 10m 정도 깊이의 바닷속에 약 1~2분간 잠수하여 해산물을 채취하는데, 잠수한 후 물 위로 나와 숨을 길게 내뱉으며 마치 휘파람을 부는 것 같은 특이한 소리를 내는 것을 숨비소리라 한다. 여름철에는 하루에 6~7 시간 정도, 겨울철에는 4~5 시간, 연간 90일 정도 물질작업을 한다.
해녀가 되는 데에는 특수한 혈통이나 특이한 체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물질은 어렸을 때부터의 수련에 의하여 그 기량을 배워 익히는데, 대체로 어머니와 딸,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의 가족 내에서 전승되어왔다. 제주해녀는 물질의 기량 및 숙련도에 따라 상군(上軍)·중군(中軍)·하군(下軍)의 세 집단으로 구분되는데, 상군 해녀는 오랜 기간 물질을 하여 기량이 뛰어나고 암초와 해산물에 대해서도 가장 잘 아는 존재로서 해녀공동체를 이끈다. 제주해녀들은 상군 해녀들로부터 물질에 필요한 지식뿐만 아니라 해녀로서의 의무와 삶의 자세를 배운다.

고무옷

물질

속곳
잠수복과 물질도구
해녀의 재래작업복은 ‘물옷’이라 하는데 하의에 해당하는 ‘물소중이’와 상의에 해당하는 ‘물적삼’, 머리카락을 정돈하는 ‘물수건’으로 이루어져있다. 물소중이는 면으로 제작되며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여 물속에서 활동하기 좋게 디자인 되었다. 그리고 옆트임이 있어 체형의 변화에도 구애받지 않으며 신체를 드러내지 않고 갈아입을 수 있다. 1970년대 초부터 속칭 ‘고무옷’이라고 하는 잠수복이 들어왔는데, 장시간의 작업과 능률 향상에 따른 소득 증대로 고무옷은 급속도로 보급되었다.
물질도구로는 물안경, 테왁망사리, 빗창, 까꾸리 등이 있다. 물안경은 20세기에 들어서서 보급되었으며 테왁은 부력을 이용한 작업도구로서 해녀들이 그 위에 가슴을 얹고 작업장으로 이동할 때 사용한다. 테왁에는 망사리가 부착되어 있어 채취한 수산물을 넣어둔다. 빗창은 전복을 떼어내는 데 쓰이는 철제 도구이며 까꾸리는 바위틈의 해산물을 채취할 때나 물속에서 돌멩이를 뒤집을 때, 물밑을 헤집고 다닐 때, 바위에 걸고 몸을 앞으로 당길 때 등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물질도구이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2008년 제주해녀의 물옷과 물질도구 15점을 제주특별자치도 민속문화재 제10호로 지정하였다.
불턱
불턱은 해녀들이 옷을 갈아입고 바다로 들어갈 준비를 하는 곳이며 작업 중 휴식하는 장소이다. 둥글게 돌담을 에워싼 형태로 가운데 불을 피워 몸을 덥혔다. 이곳에서 물질에 대한 지식, 물질 요령, 바다밭의 위치 파악 등 물질 작업에 대한 정보 및 기술을 전수하고 습득하며 해녀 간 상호협조를 재확인하고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제주도 해안에는 마을마다 3~4개씩의 불턱이 있었으며 현재도 70여개의 불턱이 남아있다. 1985년을 전후하여 해녀보호 차원에서 마을마다 현대식 탈의장을 설치하였는데 개량 잠수복인 고무옷의 보급에 따라 온수목욕시설이 갖추어진 탈의장은 필수 시설이 되었으며 불턱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탈의장

불턱
공동체 문화
물질은 때로는 생명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일로, 동료 해녀는 물속에서 닥칠 위험을 상호 예방하고 물질 경험과 지식을 전달하는 중요한 존재다. 따라서 물질은 개별적 작업이면서 해녀들끼리의 협동이 필요한 일이어서 공동체 의식이 발달하였다. 제주해녀들은 마을 단위의 어촌계와 그 산하의 해녀회에 소속되어 공동으로 작업한다. 각 어촌계는 마을 공동어장의 어업권을 가지고 각 어장의 경계와 해산물의 채취 자격, 해산물 종류에 따른 채취 방법과 채취 기간 등을 엄격히 준수한다. 해녀회에서는 물질 작업과 관련된 제반 일을 만장일치로 의결한다.
제주해녀들은 잠수굿을 통하여 물질작업의 무사안녕과 해산물의 풍요 및 공동체의 연대를 기원한다. 불턱은 해녀들이 물질을 하기 위하여 옷을 갈아입거나 휴식하는 공간으로, 물질 기술과 바다에 대한 정보, 개인과 마을의 일상사를 나눠 정보를 교류하던 공간이기도 하였다. 제주도 해안에는 마을마다 서너 개의 불턱이 있었으며, 오늘날에는 현대식 탈의장으로 대체되었으나 아직까지 70여 개의 불턱이 남아 있다. 또한 제주해녀들은 고령인 해녀들의 전용 물질 구역인 할망바당, 자녀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육성회비를 충당해주는 학교바당 등을 운영하여 사회적 약자를 돕고 공공의 이익에 기여하였다.
해녀의 신앙
해녀들의 속담 중에 ‘저승에서 벌어 이승에서 쓴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해녀의 물질 작업이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제주 해녀들은 매년 바다에서의 무사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굿을 한다. 마을마다 영등굿, 잠수굿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그 내용은 비슷하다.


다음세대를 위한 제주해녀
제주의 정신이자 경제의 한 축이었던 제주해녀는 2023년 기준 2,839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그 중 60% 이상이 70세 이상의 고령 해녀이다.
제주도에서는 제주해녀의 복지 증진과 동시에 제주해녀 문화의 보존과 전승을 위해 해녀학교를 운영하고 매년 해녀축제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